이 블로그에 담긴 글들을 읽으며 혹시 누군가는
‘공부 잘하는 아이의 무용담’이나 ‘성공적인 입시 경험’을 나누려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저희는 미국 이민 1세대 부모입니다.
이번에 대학에 입학하는 아이는 둘째이고, 큰아이는 벌써 7년 전에 대학에 입학해 지금은 사회인이 되었지요.
큰아이가 처음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저희 부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교육 시스템도 낯설고 어려워
우왕좌왕하고, 마음 졸이고, 조바심 내며 참 많이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큰아이는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지만,
학업 성취에서는 눈에 띄는 결과를 보이진 못했어요.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방법들을 찾아보고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에게 조심스레 꺼낸 한마디는,
“엄마 아빠가 해주셨던 많은 것들이… 사실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엔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 말속에는
아이의 입장에서 얼마나 혼자 고민하고 애썼는지가 담겨 있었기에
결국은 저희도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둘째 아이를 대학에 보내는 지금,
저희는 이 길이 무엇을 안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길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첫째를 통해 겪었던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
그 안에서 배운 것들이 있기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혹시나 지금 이민 가정에서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아이를 교육하는 일은,
부모인 우리조차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아이와 함께 처음 걷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그래서 더 안타까워 뭐라도 해보려는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학습의 성과나 대입 결과가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것이 실패는 아니라는 것을요.
대학 입시와 성적이 우리 아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대화를 시도합니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묻고 또 기다립니다.
부모가 먼저 다 말하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려 애쓰는 것이
진짜 소통이고, 진짜 응원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
그렇게 쌓인 대화의 시간들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삶의 밑거름이 됩니다.
이민 1세 부모로서,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늘 배우며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교육 아닐까요?
※ 이 글은 미국에서 두 아이를 키운 이민 1세 부모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의 길 위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진심을 나누기 위해 쓰였습니다.
입시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진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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