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라는 단어는 언제나 부모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아들의 의지로 시작된 길, 그리고 그 길을 부모로서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본 시간들에 대해.
저희 아들은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부터 MIT, Stanford 같은 상위권 사립대학 진학을 스스로 목표로 삼았습니다.
누군가 시켜서도, 강요해서도 아니었습니다.
높은 목표를 갖고 도전해 보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 결심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부모인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아이는 집중하며 스스로를 조율했습니다.
학교 성적은 물론, SAT 공부, 에세이 준비, 다양한 봉사와 리더십 활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영팀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태도까지.
매 순간과 과정을 진지하게 임하였습니다.
사실 우리는 아이의 ‘공부’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학습'에 있어서 만큼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습관이 잘 잡혀 있었기에,
굳이 부모가 개입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더 컸습니다.
대신 우리가 집중했던 건 아이가 사랑했던 수영 활동에 함께 숨을 맞춰주는 일이었습니다.
수영시즌이 되면 매일 연습, 주중 시합, 피곤한 몸으로 돌아온 저녁…
부모로서 늘 풀장 옆에서 아이를 응원하며 기다렸습니다.
그 순간들이 입시보다 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아이가 가장 즐거워했던 건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도전하는 시간이었다는 점입니다.
입시라는 게 경쟁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희 아이에게는 그것이 동료들과 함께 걷는 여정이자,
서로를 북돋고 이끌어주는 시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는 종종 말했습니다.
“공부는 함께할 때 더 힘이 나고, 더 오래 집중할 수 있어요.
같은 방향을 보는 친구들과 있는 게 나한테는 최고의 학원이었어요.”
부모인 저로선, 이 말이 참 고마웠습니다.
입시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 속에서 아이 스스로 성장의 의미를 깨달았다는 것,
그리고 함께하는 힘의 소중함을 배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MIT도, Stanford도 아닌 UCLA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내심 많이 서운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UCLA라는 환경 안에서
더 깊고 넓은 배움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에 기대가 더 큽니다.
입시는 끝났지만,
그 여정을 함께 걸은 시간은 지금도 저희 가족에게 큰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수영처럼 흔들림 없이, 물살을 가르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간 아이.
그의 모습은 어느새 하나의 성장 서사로 우리 마음에 자리 잡았습니다.
※ 이 글은 UCLA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으로 진학한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며,
부모로서의 응원과 아이의 자율적 성장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자 작성되었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모든 가정에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녀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민 1세 부모, 시행착오 속에서도 함께 걸어온 길 (0) | 2025.06.25 |
---|---|
[입시 이야기] 아이의 태도가 만든 길, 입시를 넘어서는 힘 (1) | 2025.06.25 |
부모는 얼마나 개입해야 할까? — 전공 결정에서의 조력자 역할 (0) | 2025.06.18 |
우리 아이는 어떤 유형일까? — 전공별 아이 성향 분석 가이드 (9) | 2025.06.17 |
적성? 흥미? 대학 이름? 전공 선택 기준 무엇이 중요할까요? (0) | 2025.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