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딸아이가 속상한 얼굴로 집에 들어왔습니다. 가장 친한 미국인 친구와 작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엄마, 걔가 나한테 기분 나쁜 말을 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서 더 화가 났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옛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에서 친구와 서운했던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지냈던 제 학창 시절이요.한국에서는 친구와 갈등이 생겨도 정면으로 이야기하기보다, 분위기를 살피며 ‘그냥 넘어가는’ 문화가 익숙했습니다. 속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게 ‘의리’ 같았고, 직접적인 표현은 오히려 관계를 더 어색하게 만든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미국 문화에서는 달랐습니다. 갈등이 생기면 조용히 따로 만나 솔직하게 말하고,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갑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