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한인 학부모로, 코로나 시대를 건너며 배우고 느낀 것들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가족들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지만, 특히 미국에 사는 한국계 이민자 부모님들에게는 더 큰 고통과 혼란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장애가 있거나 영어가 미숙하거나, 혹은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는 그 어려움이 두 배, 세 배로 다가왔습니다.
이 글은 미국 교육 자료 저장소 ERIC에 게재된, 홍 등(Hong et al., 2021)의 연구 논문 「Stress among Korean Immigrant Parents of Children with Diagnosed Needs Amid the COVID‑19 Pandemic」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이민자 부모님들이 자녀의 교육을 지원하면서 어떤 스트레스를 겪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냈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 갑자기 닥친 온라인 수업, 더 깊어진 한숨
2020년 봄, 학교 문이 닫히고 온라인 수업이 갑자기 시작되자 많은 부모님들은 당황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한국계 부모님 중 무려 85%가 자녀의 교육을 지원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영어 장벽(72%)과 온라인 도구 사용의 어려움(41%)은 매우 흔한 문제였습니다.
어떤 부모님은 "아이 셋을 집에서 돌보느라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다"라고 고백했고, 또 다른 부모님은 "교사에게 연락하는 것이 두려웠고, 무시당할까 봐 더 움츠러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녀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사라져서 사회적, 정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그래도 부모님을 지켜준 힘, ‘회복탄력성’
하지만 연구는 한 가지 희망적인 점도 밝혀냈습니다.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입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부모님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심리적 부담을 덜 느끼고, 더 긍정적으로 자녀를 돌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사회적 지지는 예상과 달리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 모임이나 지역 네트워크가 제한되면서 사회적 지원의 역할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 부모님을 위한 제안, 그리고 우리의 역할
연구자들은 한국계 이민자 부모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 통번역 지원 강화: 학교와 부모님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돕기 위해 전문적인 언어 지원이 필요합니다.
- 온라인 도구 교육: 디지털 학습 도구 사용법을 부모님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 심리적 회복 프로그램: 부모님의 내면을 단단히 세워주는 회복탄력성 교육과 심리 상담.
- 문화·언어 맞춤 상담 서비스 확대: 원격 상담(telehealth)과 다문화 전문 서비스를 통해 부담을 덜어주는 체계 필요.
💌 함께 건네는 작은 응원
이 연구는 단순히 한 시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민 가정 속 부모님들이 겪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이웃을 돕고 함께 살아갈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혹시 주변에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님들이 있다면, 작은 관심과 따뜻한 응원을 건네주세요. 부모님이 건강하고 단단해야 자녀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이민자 부모님들이 더 이상 홀로 외롭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이 글은 미국 ERIC에 게재된 Hong et al. (2021)의 연구 「Stress among Korean Immigrant Parents of Children with Diagnosed Needs Amid the COVID‑19 Pandemic」(https://files.eric.ed.gov/fulltext/EJ1323080.pdf)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