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낯선 땅에서 피어나는 한국 부모의 이야기

내가 부모다 2025. 7. 8. 14:47

미국이라는 넓고 자유로운 땅에도, 여전히 잊히지 않는 향기와 목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부모님의 말씨와 손길, 그리고 우리가 자라며 배워온 소중한 가치들입니다.

2017년 기준, 미국에는 약 2백만 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아시아계 하위 그룹을 이루며, 해마다 그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20세기 초와 중반에는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군사 독재를 피하기 위해 많은 한국인이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이제는 더 나은 교육과 기회를 찾아 스스로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이 땅을 선택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많은 한국 이민자 부모님들은 미국 내 다른 이민자 집단보다 교육을 특히 소중히 여깁니다. 아이가 좋은 학교에 다니고, 안정된 직업을 갖는 것이 단순한 성공을 넘어, 가족의 명예이자 부모님의 오랜 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꿈을 향한 길은 언제나 순탄하지 않습니다.

이민자로서의 삶은 종종 언어의 벽과 마주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이민자 부모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아이의 학교 생활이나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불안을 느낀다고 합니다. 어떤 어머니는 아이의 숙제를 함께 보면서, 번역기를 켜놓고 밤늦도록 함께 고민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 밤은 아이를 위한 밤이자, 동시에 부모 자신의 두려움과 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 어려움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학교와의 소통이 대부분 이메일과 가상 미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컴퓨터 화면 앞에서 아이와 함께 길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곧장 대답하지 못하는 순간, 부모님의 마음은 천천히 무너집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빛나는 건 바로 부모님의 회복력과 따뜻한 손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이민자 부모들은 서로의 지지와 지역 공동체의 작은 손길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건네는 따뜻한 음식, 친구가 보내준 한마디 응원의 메시지, 아이가 잠들고 난 뒤 조용히 내리는 한숨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강인함을 다시 찾습니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땅에서 부모로 살아간다는 건, 매일같이 아이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여정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아이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그 마음입니다.

오늘도 이민자 부모님들은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또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 발걸음 위에 쌓인 모든 사랑과 눈물은, 아이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따뜻한 발자국이 되어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