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적성? 흥미? 대학 이름? 전공 선택 기준 무엇이 중요할까요?

내가 부모다 2025. 6. 17. 14:19

부모의 기대와 아이의 현실 사이에서 균형 잡기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마주치게 되는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전공 선택입니다.
특히 한인 부모 입장에서 우리는 늘 묻게 됩니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게 중요할까?”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하도록 해야 할까?”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걸 먼저 찾아야 하나?”

저 역시 아이가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적성, 흥미, 대학 브랜드, 미래 직업 안정성 사이에서 수없이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부모로서 어디에 중심을 두어야 하는지,
조금씩 배워가게 되었습니다.


✦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같지 않을 수 있어요

저희 아이는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에 강했고, 컴퓨터와 데이터 분석에도 재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잘함’이 곧바로 진로의 방향이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래밍 자체보다 ‘무언가를 설명하고 시각화하는 일’에 더 큰 흥미를 느꼈고,
기술 자체보다는 그걸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단순한 컴퓨터사이언스보다는,
통계, 분석, 커뮤니케이션이 결합된 데이터사이언스가 아이의 적성과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선택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느낀 건,

“잘한다고 무조건 그 길로 밀어붙이지 말고,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기를 원하는지를 함께 물어보자.”는 것이었어요.


✦ 대학 이름이 중요한 건 맞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한인 부모로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좋은 대학’에 대한 미련은 누구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아이가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길 바랐고,
그것이 아이 인생의 기회를 더 크게 열어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입시가 끝나고 나서 돌아보니,
정말 중요한 건 어떤 대학이냐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사람으로 자라느냐였습니다.

저희 아이는 UCLA라는 훌륭한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선택한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에 애정과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학교 이름’보다 ‘전공에 대한 몰입도’가 아이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 부모의 기대는 자칫 아이의 혼란이 되기도 합니다

전공 선택을 앞둔 아이에게, 부모의 말 한 마디는 때로는 큰 부담이 됩니다.
“그건 너무 좁은 분야 아니니?”
“그걸 해서 나중에 취직은 하겠니?”
“너는 논리적인 성향이니까 이과 쪽이 맞지 않아?”

이런 말들이 모두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걸 잘 알지만,
그 말이 아이의 ‘자기 결정권’을 위축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말을 줄이고, 질문을 늘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 전공이 재미있었던 이유가 뭐야?”
“그걸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였어?”
“그걸 통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이런 질문이, 아이가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도와주는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적성과 흥미, 대학의 이름, 미래의 안정성…
모두 소중하고 무시할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길이 아이의 ‘길’이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가 결정한 길이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조언을 하게 되지만,
어쩌면 가장 큰 역할은 그 결정의 순간에 아이가 흔들리지 않도록 옆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일 아닐까요?


※ 이 글은 UCLA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에 입학한 아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전공 선택을 앞둔 자녀와 부모님에게 따뜻한 방향 제시를 드리고자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