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자녀에게 맞는 봉사활동, 어떻게 찾을까?

내가 부모다 2025. 6. 17. 13:52

마음에서 시작되는 ‘진짜 활동’ 이야기

요즘은 자녀의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성적과 시험 점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과외활동, 그중에서도 ‘봉사활동’**이라는 사실을 많은 부모님들이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 아이에게 맞는 봉사활동이 뭘까?”라는 질문 앞에서는 선뜻 답을 내리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단지 ‘이력서에 넣을 스펙’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움직이고, 스스로 의미를 느끼는 활동을 찾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자녀와 함께 봉사활동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배운 몇 가지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1. 아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에서 출발해보세요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흔히들 ‘노인 돌봄’이나 ‘홈리스 식사 제공’ 같은 직접적인 도움을 떠올리지만,
사실 봉사의 형태는 훨씬 다양합니다.

저희 아이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차분하게 도와주는 데 익숙한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어린이 성경공부 TA(Teaching Assistant)를 맡아 아이들을 돕는 역할을 했고,
이후에는 대입 자소서를 도와주는 멘토링 봉사팀에도 참여했어요.

그 활동들이 모두 ‘도와주는 일’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아이의 성향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에 의미와 즐거움이 함께하는 봉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2. ‘문제 해결’ 관점으로 접근해 보세요

자녀에게 “네가 도울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세상을 바꾸는 큰일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아이 주변의 불편함, 친구들의 고민, 지역 사회의 작은 필요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이민 가정의 언어 장벽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초등학생들에게 영어 책을 읽어주는 온라인 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친구는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을 학교에서 직접 기획하고 포스터를 제작해 교내에 부착하기도 했지요.

아이의 관심과 창의력을 반영한 봉사활동은
그 자체로도 자랑할 만한 성과이지만, 에세이에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정성을 담게 됩니다.


3. 단순 참여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해요

한 번 가서 사진만 찍고 끝나는 봉사는 아이의 삶에 별다른 흔적을 남기지 못합니다.
대학 입시에서도 평가자는 **활동의 ‘깊이’와 ‘지속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이와 이야기해 보세요.
“한 달에 한 번, 1년 동안 계속해볼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어떤 봉사가 좋을까?”

작은 습관처럼 시작된 봉사가
2년, 3년 이어지면, 어느새 아이의 정체성과 연결된 이야기로 성장해 있을 거예요.


4. 부모는 안내자, 아이는 주인공

저는 봉사활동을 찾을 때, 아이보다 제가 더 앞서 나가곤 했습니다.
“이 활동은 좋아 보이더라”, “이건 입시에 좋대”라고 제안했지만,
결국 가장 오래, 성실하게 이어간 활동은 아이 스스로 ‘하고 싶다’고 말한 것들이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좋은 기회를 곁에 두고 조용히 열어주는 일이지,
아이 대신 선택해 주는 것이 아님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입시를 위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삶을 위한 봉사활동, 그리고 마음을 위한 경험으로 아이에게 남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 아닐까요?

자녀에게 맞는 봉사활동,
그건 성적표엔 나오지 않지만, 아이의 인생을 더 단단하게 빛나게 하는 배움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 이 글은 UCLA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에 합격한 아들을 둔 한 이민 1세 학부모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