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조용한 기적, 그리고 성장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 – UCLA 데이터사이언스 합격 이야기

내가 부모다 2025. 5. 30. 07:44

 

 둘째 아이는 이번 가을, UCLA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입시라는 긴 여정을 지나 드디어 하나의 문을 열게 되었지만, 사실 저는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왔는가를 떠올릴 때마다, 결과보다 더 큰 감동과 감사가 밀려옵니다.

첫째와는 7살 차이 나는 늦둥이였고, 그래서일까요.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마냥 예쁘고, 그냥 존재 자체로 사랑스러웠습니다. 세 살을 갓 넘긴 시점부터 제가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엄마의 손길이 부족하지 않을까 늘 마음 한편이 아렸습니다. 그런데도 아침마다 “엄마 잘 다녀와!” 하며 환하게 웃어주던 그 모습은, 아직도 제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 의도하지 않은 놀라움, 그리고 첫 발견

프리스쿨 시절엔 별다른 교육이나 선행학습 없이, 그냥 “잘 놀고, 건강하게 자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1학년이 되던 첫 달, 담임선생님께서 아이의 학습 화일에 짧은 메모를 남겨주셨습니다. “킨더가든에서 가장 우수한 학습 성취를 보여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숙제도 제대로 챙겨본 적이 없었던 터라 놀라움이 컸습니다. 학교를 찾아가 보니, 읽기와 쓰기에서 독보적으로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받았고, 마침 방문 중이셨던 양가 부모님들도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교사 출신이시라 보는 눈이 예리하신데, “얘는 참 똑똑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해주셨습니다.


✦ STEAM 캠프와 집중력, 그리고 깊은 독서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아이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눈여겨보시고, STEAM 분야에 조기 관심을 두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한 재단에서 운영하는 STEAM 캠프에 장학금을 받고 참가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 아이의 배움의 방향이 조금씩 구체화되었습니다.

특히 방학마다 아이는 스스로 매우 많은 양의 책을 읽었습니다. 4~5학년 무렵엔 담임선생님이 “이미 대학생 수준의 독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 주실 만큼이었고, 이는 아이의 사고력과 학습 집중력에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 도전의 시간과 결과, 그리고 그 이후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목표를 분명히 세웠습니다. 아이비리그 같은 최상위권 대학을 염두에 두고, GPA 관리, SAT, 활동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기대했던 사립 명문대에는 닿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많은 기대를 했기에 조금은 서운해하고, 자존심이 상한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시점이 아이가 ‘대학의 간판’이 아닌, 진짜 ‘배움의 본질’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UCLA는 아이에게 너무나 좋은 환경이며, 특히 데이터사이언스라는 분야에서 본인의 성향과 잠재력을 깊이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함께 걸어온 시간의 가치

아이를 키우며 느낀 것은, 대학입시는 그저 결과의 싸움이 아니라, 아이의 성향, 성장의 속도, 그리고 그 인생을 함께 바라보는 여정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는 도전적인 환경일수록 더 집중하고 빛을 내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 이 출발이 또 하나의 기적 같은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부모로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아이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질문해주고, 때로는 한 걸음 뒤에서 아이의 눈빛을 지켜봐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마음으로,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는 아이를 응원합니다.


※ 이 글은 UCLA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에 합격한 아들을 둔 한 이민 1세 학부모의 실제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