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쿨에 간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아요
미국으로 이주한 후 1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면 부모로서는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원인을 잘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새로운 언어 환경에 대한 부담
이주 후 아이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큰 변화 중 하나는 언어 환경입니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학교에서는 영어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혼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언어를 동시에 습득하는 과정에서 한동안 말을 아끼거나, 영어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내성적인 아이들은 완벽하게 말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선택적 함구증 (Selective Mutism)
아이가 특정한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면 ‘선택적 함구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불안이나 긴장으로 인해 아이가 말하는 것을 스스로 제한하는 심리적 상태입니다. 특히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학교에서는 말을 하지 않지만 집에서는 정상적으로 대화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강요보다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천천히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언어 발달 지연
모든 아이들이 같은 속도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은 또래보다 늦게 말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만약 아이가 이전에 배운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거나, 두 단어 이상을 연결하여 말하는 것이 어렵다면 언어 발달 지연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꾸준한 대화와 놀이를 통해 언어 자극을 충분히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청각 문제 가능성
아이의 청각에 문제가 있다면 듣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말을 하지 않는 이유가 단순한 언어 습득의 어려움이 아니라, 실제로 소리를 듣는 데 장애가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는지, 특정 소리를 반복적으로 못 듣는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필요하면 청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5. 사회적 불안과 위축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원래부터 낯을 가리는 성향이라면 더욱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놀이 활동을 함께 하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
아이가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걱정하거나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 강요하지 않기: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계속 말을 하라고 요구하면 오히려 더 위축될 수 있습니다.
• 편안한 환경 조성: 아이가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집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긍정적인 경험 제공: 아이가 즐겁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책을 읽어주거나, 역할 놀이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 전문가 상담 고려: 아이가 오랜 기간 말을 하지 않거나, 불안 증상이 심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은 각자의 속도에 따라 진행됩니다.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기다림 속에서 아이는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