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아이의 영어가 곧 아이의 날개입니다

내가 부모다 2025. 4. 22. 14:08

– 미주 한인 1세 부모의 눈으로 본 미국 교육과 언어의 힘

미국 땅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우리 한인 부모에게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아이들의 '영어 실력'입니다. “아이가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영어가 부족해서 소외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영어 능력은 아이의 자존감, 사회성, 나아가 학업 성취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진지하게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교육은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실제 교실 현장에서는 '표준 영어(academic English)'를 기준으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즉, 교과서, 시험, 발표, 과제 모든 것이 영어 능력을 바탕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학습의 시작점부터 이미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특히 ‘리딩’과 ‘라이팅’은 단지 영어 과목을 넘어서 수학, 과학, 역사 등 전 과목의 이해도와 성적에 직결됩니다.

미국 교육정책에서도 이 부분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주에서는 ELL(English Language Learne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No Child Left Behind'와 'Every Student Succeeds Act (ESSA)'를 통해 영어 학습자를 위한 평가와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ELL 프로그램이 충분하지 않거나, 자녀가 필요 이상으로 일반 수업에서 분리되는 등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어 실력은 단지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기르는 과정'이라고요. 아이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아이는 학교 안에서 주체가 되고, 사회 속에서 건강한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입니다. “영어 못 해도 괜찮아”라는 위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이의 영어 실력을 인정하고, 의도적으로 언어 노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로 된 동화책을 함께 읽거나, 영어로 된 교회 활동이나 지역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아이가 영어로 표현할 때 다소 서툴더라도 끊임없이 칭찬과 격려를 해주어야 아이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한인 부모님들, 우리 아이들이 단지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을 넘어서, 언어를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영어는 도구일 뿐이지만, 그 도구 하나로 아이의 세상이 훨씬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이 말의 날개를 달고 더 멀리 날아가기를 기도합니다.